글쓰기란,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글쓰기는 타자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다. 우리가 타자에 대해 얘기할 대조차 글로 나타나는 것은 타자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이다.
글쓰기에 있어 타인을 의식해야 할 거의 유일한 부분은 오직, ‘내가 쓴 글이 내가 의도한 그대로 문장으로 옮겨지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습관처럼 컴퓨터 앞에 앉지만 마음만 초조할 뿐 딱히 써야 할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 특히 오늘은…' 하는 식으로, 그러한 생각을 풀어 나가면 된다.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면 거기에는 언제나 그만 한 이유가 들어 있다. 심지어 하릴없이 떠드는 한심한 수다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오류들,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잠 속 꿈조차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우리가 평소 의식적으로 깨닫고 있는 사실보다도 더 많은 진실이 숨어 있다.
어쨌든 우리가 평소 느끼는 그 자체가 곧 자기 글쓰기의 씨앗인 것이다. 평소 느낌, 일상 화두, 자기 고민이 곧 자신의 글감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소모해 버리거나, 평소 자신이 느끼는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혹은 평소 자신이 느끼는 것과 동떨어진 다른 것을 찾으려고 과욕을 부리면, 글감은 자연히 말라붙고 상상력은 샘솟지 않는다.
바람직한 모든 사회적 이슈나 인문학 담론들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내용과 맞물려 있어서 바람직한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글을 쓰려면 그 문제에 대해 깊은 감수성과 고민능력이 있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그 문제에 대한 깊은 감수성과 고민이 많은 사람이 그 문제에 대해 글을 가장 잘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려면 일단 섬세하고 민감한 감각·낌새·눈치만으로 문제를 간파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절대적 자긍을 바탕으로 자신의 평소 느낌에 귀를 기울여 보면, 여러분 자신이 쉬지 않고 놀라운 담론으로 싹틀 여지가 충분한 사유를 각자 전개하고 있는, 정말이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거이다.
이러한 발견과 더불어 그 이상의 사유와 성찰, 상상력으로 뻗어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천 권의 독서는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필독서로 쨔여 있는 도서목록이 아니라, 나의 평소 느낌이, 직관이, 욕망이, 과연 맞는 거였구나! 하게 만드는 도서목록으로 짜여 있어야 하고, 그렇기만 하다면 독서의 과정 그 자체는 이미 행복하고 즐겁다.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를 통해 배운 것을 발췌하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