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상담사의 詩 읽기

나는 춤추는 중/허수경

상담사 이우 2013. 6. 13. 07:08

나는 춤추는 중/허수경

나는 춤추는 중

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바람의 혀가 투명한 빛 속에

산다, 산다, 산다, 할 때

나는 춤 추는 중

나 혼자 노는 날

나의 머리칼과 숨이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왔다

나는 춤 추는 중

얼굴을 어느 낯선 들판의 어깨에 기대고

낯선 별에 유괴 당한 것처럼

나는 춤추는 중

허수경=1964년 경남 진주 출생. 독일 뮌스터대 고대근동고고학 박사. 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혼자 가는 먼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장편소설 『아틀란티스야, 잘 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