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춤추는 중/허수경
나는 춤추는 중
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바람의 혀가 투명한 빛 속에
산다, 산다, 산다, 할 때
나는 춤 추는 중
나 혼자 노는 날
나의 머리칼과 숨이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왔다
나는 춤 추는 중
얼굴을 어느 낯선 들판의 어깨에 기대고
낯선 별에 유괴 당한 것처럼
나는 춤추는 중
허수경=1964년 경남 진주 출생. 독일 뮌스터대 고대근동고고학 박사. 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혼자 가는 먼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장편소설 『아틀란티스야, 잘 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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