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상담사의 詩 읽기

긍정적인 밥/함민복

상담사 이우 2013. 6. 11. 06:09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너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감상]시인의 노동은 얼마일까? 시 한편, 시집 한 권의 값, 10%의 인세...그 값어치에 비해 시인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그 이상일 것이다. 시 한편으로 위로받고, 사색하고, 궁리하고...감탄하고, 통찰하고 깨닫고...그 얼마나 많은 감정의 층을 켜켜히 쌓았다 놓았다 하는가?

궁금한 것은 사람들 가슴을 데피는 데는 얼마의 돈이 들까?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는 시...한 편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