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상담사의 詩 읽기

불가능한 다방/이용한

상담사 이우 2013. 7. 23. 20:00

불가능한 다방

 

이용한

 

 

어차피 불가능한 다방이에요
불가피하게 날이 저물죠
치통처럼 11월은 오고,
목요일은 지나가요
걸레질이 끝나면 화장을 고치죠
난간에서 선량한 음모를 쓰다듬으며
등이 굽고 엎질러진 숙맥들이나 사랑하면서
모든 연민은 구석에서 식어 가요
마음속에서 마음을 찾는 것만큼 외로운 일도 없을 거예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누구나 혼자 걸아가는 망령인 걸요
우리는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으니까
돌아앉은 골목과 납작해진 각오들,
아무튼이라고 말하는 입술들,
어떤 손가락은 서둘러 담배를 끄고
7시의 여자들을 만나러 가죠
참 이상하죠? 고장 난 것들을 사랑한다는 건
물끄러미 연속극이나 보면서
바닥에 대한 믿은 하나로 그냥 살앙
다방은 그저 다방일 뿐이죠
여기서 사소하고 유일한 티켓을 기다리거나
끝끝내 슬픈 슬리퍼에 대해서 함구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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