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상담사의 詩 읽기

노랑꼬리 연/황학주

상담사 이우 2013. 8. 13. 22:00

노랑꼬리 연

 

황학주

 


노랑꼬리 달린 연을 안고
기차로 퇴근을 한다 그것은 흘러내린 별이었던 것 같다
때론 발등 근처에 한참을 있었던 것 같다
사랑은 손을 내밀 때 고개를 수그리는 것이니까
길에 떨어진 거친 숨소리가 깜박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거다
아물면서도 가고 덧나면서도 가는
그런 밤엔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할지
네게 물어도 될 것 같았다

 

 

도착하고 있거나 잠시 후 발차하는
기차에 같이 있고 싶었다
그런 내 퇴근은 날마다 멀고 살이 외로워
노랑꼬리 연이 필요했던 것이리라
어디에 있든 너를 지나칠 수 없는 기차로 갔던 것 같다
너의 말 한마디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댓살이 내 가슴에도 생겼다
꼬리를 자르면서라도 사랑은 네게 가야 했으니까
그것은 막막한 입맞춤 위를 기어오르는 별이었던 것 같다

 

 

내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그런 운명은
오래오래 기억하다 해발 가장 높은 추전역 같은 데 내려 주어야 한다
바람이 분다
지금은 사랑하기에 안 좋은 시절
바람 속으로
바람이 분다
지금은 사랑하기에 좋은 시절

 

 

네게로 가는 별, 댓살 하나에 온몸 의지한
노랑꼬리 연 하나 바람 위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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