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庚子年/나를 기억하다_2020

전각(篆刻) 입문_1

상담사 이우 2020. 8. 4. 22:40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전각...

20대 중반...서예학원에서 서너달인가 안진경체 한문을 배웠다. 그리고 기장에 전통목공예하시는 분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서각을 잠시 배웠다. 목공예와 서각으로 다른 진로를 꿈꾸던 시절이었다. 이후 붓만 들다 그만둔 채 오래동안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취미삼아 세필로 천자문을 따라 적고 있던 중 우연찮게 방문한 필방에서 전각 개인교습을 해준다해서 연락했다. 지난 토요일 주인장을 만나 얘기를 잠시 나눴다. 전각에 대해 이름을 알뿐..글씨나 각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하니,

몇 가지 용품을 챙겨주더니 한번 해보시란다...혼자 해보고 어떤지 느껴보고 그걸 중심으로 지도해주신단다. 

 

그 때 구입한 물품...

제일 중요한 칼 1자루(전각도 기본),

세필붓 2개(먹물용, 붉은색용),

전각용 벼루(아주 작고 귀엽다. 바닥이 2개로 구분되어 있다.),

전각 교재(중국판, 설명이 쭉 중국어인데...사진을 보고 대충 감은 잡을 수 있을 정도..ㅠ),

그리고 재료인 돌 2개,

사포 얇은 것 1개,

서예용 깔판(이건 서예연습을 위해 샀다)...를 구입했다. 비용이 5만원이 채 안되었다. 

앞으로 돌값만 대면 전각이라는 취미를 꾸준히 가질 수 있다. 좀 경제적이지 않은가....돌값은 4천원 정도...

그리고 어제 처음 판을 깐다. 도장을 꺼내고 붓도 꺼내고 먹물도 담고...교재를 펼친다. 

아...돌에 적을 글귀를 따라 옮기는 데 연필로도, 먹지를 활용해서 베껴도 안되고...돌이 너무 매끄러워 그런가 싶던 차에 사포로 먼저 밀어본다. 돌이 의외로 야문줄 알았던데..사포에 쓱 돌리니 하얀 가루로 싹 깔린다. 

한번 돌을 사포로 밀고 나서 글자를 옮긴다. 책대로 글자가 되지를 않는다. 

 

교재에서 모각할 글귀를 찾았다. 바로 호학위복(好學爲福: 배움을 좋아하면 복이 된다)..이 글귀인데...좋아하는 책에 소장인으로 찍어도 좋겠다 생각해서...마음에 딱 든 글귀이다. 

 

그런데 한자를 우리가 알고 있는 체가 아니라 중국의 옛글체...그래서 전서(篆書)라고 한다. 이 글자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글자를 자유자재로 적을 줄 알아야 전각의 깊은 묘미를 알 수 있다고 하니...그리고 기본 칼질을 배우는 데 몇 개월...한 20여년 꾸준히 하면 된다고 하니..조금씩 천천히 할 취미라서 딱이다. 

 

이때 돌파구는 바로 인터넷...열심히 찾는다. 돌에 글자를 옮기는 작업을 뭐라고 하지...음

 

아무튼 돌에 먹물로 글을 비스무리 따라 적고 칼을 들어본다. 옆에서 작은놈도 해보겠단다...나중에 하라 하고 칼을 쥐는 법도 여러 가지가 있던데...난 그냥 연필 쥐듯이 잡고 쭉 민다. 칼이 마음같지 않다. 이래서 힘들구나....깊이도 안나고 칼로 자른 면도 제대로가 아니다. 

 

초짜ㄴ데 어쩌겠나....그래서 초짜가 좋다. 모르니 막 한다. 그래서 안된다...어떤 방법이 좋은지...여러모로 생각을 하고 시도해본다. 그게 초짜가 가진 매력이 아니겠는가...암튼 첫번째 칼질이 끝났다. 이걸 연습지에 찍어놓고 얼마나 나중에 달라질 지 비교해보면 그 맛도 일품일 듯 하다. 

 

한번 사포로 돌을 밀고 2차 시도를 해봐야겠다. 글자 옮기는 건...이런 순서로 하는 모양이다.

도장 면에 주색을 바른다. 모각할 글귀를 거울로 비춰본다. 꺼꾸로 나온 상을 도장에 옮겨적는다. 처음에는 붓으로 적기 어려우니 연필로 도장 면을 사분등하여 적는다. 옮기는 작업을 해보고...이제 칼질을 제대로 하기 위해 옆면에 연습삼아 쭉 그어본다. 감을 익히는 게 좋지 않겠는가...칼을 쥐는 손의 힘, 모양, 밀고 당기는 힘의 강약 등을 느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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