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읽었다.
뭘 읽은거지..
새벽에야 책을 덮고 누웠다.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담배 한개피를 공터에서 핀다. 사람도 다니지 않는 새벽 2시...
뭐지...다 읽고 난 뒤의 먹먹함...소설을 읽고 난 뒤 공허했다.
첫 문장을 읽기 시작하여 멈출수 없이 빠져버린...한호흡에 다 읽은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불러진 여자...그를 둘러싼 가족의 어긋남...
어느날 갑자기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된 여자...꿈 때문에 그녀는 가슴이 막힌다. 고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냉장고의 모든 육류를 버린다. 그리고 말없이 그저 자신의 세계에 빠져든다.
주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그녀는 채식주의자로 색칠된다.
<채식주의자> 그 뒤를 이은 연작, <몽고반점>,<나무불꽃>...
상담자로서 여주인공인 김영혜를 만난다면...어떻게 할까?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아 심리극을 한다면...
무미건조한 부부관계, 식욕장애, 꿈, 불면증, 비현실감, 부친의 폭력, 존재감없는, 소심한, 내성적인, 말이 없는, 왜소한 체격, 자기주장이 없는...등등 많은 키워드를 가지고 그를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을까?
소설에서의 탁월한 점은 그 인물의 성격(캐릭터)가 손에 잡히듯 구체적이라는 것이다.
상담에서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자라온 환경, 심리적 불안, 장애의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추측하고 가설을 세운다. 그 인물이 구체적일수록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상담자도 소설가처럼 그 인물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세밀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민감성...또한...반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게 가능할까? 타자를 그 사람의 틀로 이해한다는 것이....그게 가능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인간중심상담의 칼 로저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글쎄...정말 난 그 내담자의 눈으로 그와 그의 세계를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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