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상담사의 詩 읽기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전동균

상담사 이우 2014. 1. 6. 06:30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
 
 
전동균

 


1
 
봄밤, 삼청공원
활짝 핀 벚꽃나무 그늘에서
연인들이 쪽,쪽 입맞추는 소리 들린다
 
그래, 사랑은
이 세상의 사랑은 확인되어야 하지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고
더운 몸으로 껴안을 수 있어야 하지
 
2
 
나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
눈부신 꽃잎 뒤에 숨어 있는
겨울날의 눈보라와
그 속을 홀로 걸어간 사람을 기억하며
 
아직 꽃피우지 못한 나뭇가지에
가만히 내 숨결을
불어넣는다
 
숲 그늘은 비밀처럼
깊어지고, 누가
내 곁에 와 서 있다
 

 

'행복한공부 > 상담사의 詩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영의 밤/김용택  (0) 2014.10.07
세상의 모든 비탈/황인숙  (0) 2014.01.22
바보사막/신현정  (0) 2014.01.03
다시 쓸쓸한 날에/강윤후  (0) 2014.01.01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김왕노  (0) 201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