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
전동균
1
봄밤, 삼청공원
활짝 핀 벚꽃나무 그늘에서
연인들이 쪽,쪽 입맞추는 소리 들린다
그래, 사랑은
이 세상의 사랑은 확인되어야 하지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고
더운 몸으로 껴안을 수 있어야 하지
2
나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
눈부신 꽃잎 뒤에 숨어 있는
겨울날의 눈보라와
그 속을 홀로 걸어간 사람을 기억하며
아직 꽃피우지 못한 나뭇가지에
가만히 내 숨결을
불어넣는다
숲 그늘은 비밀처럼
깊어지고, 누가
내 곁에 와 서 있다
'행복한공부 > 상담사의 詩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영의 밤/김용택 (0) | 2014.10.07 |
---|---|
세상의 모든 비탈/황인숙 (0) | 2014.01.22 |
바보사막/신현정 (0) | 2014.01.03 |
다시 쓸쓸한 날에/강윤후 (0) | 2014.01.01 |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김왕노 (0) | 2013.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