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상담사의 詩 읽기

통영의 밤/김용택

상담사 이우 2014. 10. 7. 21:50

통영의 밤

 

김용택

 

 

당신은 싱그러움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이었지요.

살아있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감동을 잃지 않고 있다는

증거랍니다.

늘 죽지 않는 감성, 세상에 대한 관심, 예술에 대한 광활한

미지의 세계를 그리는 지치지 않는 영혼을 가진, 예술을 품은

가슴은 빛납니다.

예술은 손에 잡힌 현실이 아니고 온몸에 스며들게 하는

현실이지요. 나는 스며드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느끼고 스며드는 것들은

떼어낼 수 없습니다.

꽃이, 바람이, 봄비가 세상으로 스며들듯이 나는 당신에게로

스며들고 싶었지요.

지치지 않는 사랑을…… 우리가 사는 세상을 향한 끝이

없는 방황을…… 사랑합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좁은 골목길 사람들 틈에 꽃잎처럼

날아든 당신의 얼굴, 나는

떨렸습니다.

아름다운 골목이었습니다.

당신은 배우처럼 빛이 났지요.

떨리는 사랑을, 세상을 향한 그리움을…… 당신은 아는

사람이었지요.

그 비릿한 골목의 불빛들, 그 불빛 속의 사람들……

나는 기억하게 되었답니다.

봄바람 부는 거리에 꽃잎처럼 날아온,

그대 얼굴을,

그 그리운 통영의 밤을.

 

[memo] 최근 날라온 소식 하나...잘 아는 동기 하나가 병원에 입원했단다. 지금은 위급한 상태를 넘기고 병실에 납작하니 누워있다. 그를

지켜보던 지인이 보낸 글에 그의 심각한 상태를 알았다. 그가 올린 김용택시인의 '통영의 밤'......이제 이 시를 읽으면 그와 그를 지켜보던 이를

생각하게 될거다. 대학시절부터 빈민운동에 몰두한 그는, 돈과 권력으로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삶의 공간이  무너지고 지역공동체가 사라지는 것을 가만 보지 못했다. 그런 그가 오늘 안타깝다. 아프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