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상담사의 詩 읽기

세상의 모든 비탈/황인숙

상담사 이우 2014. 1. 22. 21:30

세상의 모든 비탈


황인숙

 


걷는 게 고역일 때
길이란
해치워야 할
'거리'일 뿐이다
사는 게 노역일 때 삶이
해치워야 할
'시간'일 뿐이듯

 

하필이면 비탈 동네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들
오늘 밤도 묵묵히
납작한 바퀴 위에
둥드러시 높다랗게 비탈을 싣고 나른다
비에 젖으면 몇 곱 더 무거워지는 그 비탈
가파른 비탈 아래
납작한 할머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