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감상] 봄을 느끼기에는 날씨가 너무 춥다. 서늘한 아침공기와 다르게 꽃과 나무들은 벌써 여름으로 가고 있다. 이 시를 읽으면 한없는 희망과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길이 끝나도 길이 되는 사람, 스스로 봄길이 되어 강물과 새들과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이 나고 자라고 사라져도 스스로 남아있는 사람, 그런 봄길을 걸어가는, 사랑으로 충만하고 사람으로 스스로 남는 사람, 그 사람을... 이 봄날 만나고 싶고, 그런 사람이 스스로 되었으면 좋겠다. 일요일의 아침. 봄길같이 흘려가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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