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나무
김용택
이세상 살아오다
누구나 한번쯤
인생의 허무를 느낄 때가 있었듯이
내 청춘도 까닭없이
죽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냥 외로웠다
이유 없이 슬펐다
까닭없이 죽고싶었다
그러던
오늘 같은 어느날
텅빈 네 그늘 아래 들어
서늘한 네 몸에
더운 내 몸을 기댔다
아, 서늘하게 식어오던
내 청춘의 모서리에 풀꽃이 피고
눈 들어 너의 그 수많은 잎들을 나는 보았다
온몸에 바람이 불고
살아보라 살아보라 살아보라
나뭇잎들이 수없이 흔들렸다
[감상] 젊은 시절은 누구나 방황과 절망, 죽음과 도피의 시절을 보내는가. 지친 나그네처럼 나무그늘에 몸을 기댈 때 '살아보라' 외치는 소리를 듣는다. 나무와 안식, 쉼은 그렇게 찾아온다. 텅빈 마음에서 울려퍼지는 소리는 죽음을 이겨내는 삶의 목소리다. 수없는 나뭇잎들이 내게 말한다. '살아보라, 살아보라, 살아보라'고...오늘 힘든 내 마음을 흔든다. 그래...살아보아야지, 힘을 내야지,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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