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庚子年/독서일기_2020

남자로 산다는 것/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상담사 이우 2020. 7. 28. 22:35

새턴의 그림자 아래서


(서문에서) 개인의 치유와 변화는 나의 주요 관심사다. 우리는 모두 이 거대한 세상의 일부이며, 그 속에서 상처입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 사람의 개인사와 대중의 신화를 이루는 씨실과 날실들이 한데 엮이면서 개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들(여성)의 '진심어린 호소 cri de coeur' 덕분에 남성들도 자신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게 되었으며,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삶을 이끄는 무의식의 힘, 사회제도, 그리고 이데올로기에는 관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와 성역활에 급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변화의 첫 번째 조건은 남성 자신이 심각하게 상처 입은 상태임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가 슬픔과 분노를 솔직하게 밝히고 타인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14) 우리 하나하나가 남성의 변화와 고뇌를 확실하게 의식하려면, 아무래도 남성이 지닌 비밀을 들춰낼 수 밖에 없다. 

 

(18-19) 저자가 제시한 남성의 마음 속 여덟가지 비밀

1. 남성의 삶은 '남성'이라는 성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대에 구속되고 지배받는다. 

2. 남성의 삶은 근본적으로 공포가 지배한다. 

3. 여성성의 힘은 남성의 정신경제 psychic economy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4. 남성은 '침묵의 음모'와 결탁한 상태이다. 자신의 정서적 진실을 억압하는 것이 이 음모의 목표다. 

5. 남성은 불가피하게 상처를 입는다. 어머니에게서 벗어나면서부터 어머니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6. 남성의 삶은 폭력적이다. 자신의 영혼부터가 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7. 모든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종족선조tribal fathers를 향한 깊은 갈망이 있다. 

8. 남성이 치유되려면 외부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무언가를 내면에서 스스로 깨워야 한다. 

 

이 비밀에 대한 저자의 자신 경험과 내담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남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남성 스스로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치유하고 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는 자신이 알든 모른든 무언가의 희생자이며 가해자이다. 이 책을 통해 자기 탐구의 여행이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저자가 화가 토니 벌랜트Tony Berlant의 말을 인용했듯이, "예술작품은 개인적이며 자기반성적일수록 더 큰 보편성을 갖는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사적이고 통찰적인 인식을 통해 내가 지닌 새턴의 그림자Saturn's Shadow(음울하다 또는 토성의 뜻)를 확인하고 이 어두운 신화가 어떻게 나의 영혼을 잠식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236) 치유로 가는 일곱단계

1단계: 조상의 상실을 되새겨라

2단계: 비밀을 털어놓아라

3단계: 자신의 멘토를 찾는 동시에 타인의 멘토가 돼라

4단계: 남성에게 애정을 갖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5단계: 자신을 치유하라

6단계: 영혼의 여정을 다시 시작하라

7단계: 새로운 혁명에 동참하라

 

마지막으로 이 책은 1994년 출판되었다. 벌써 26년도 지난 주제이지만, 남성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