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을 위한 직업상담
지난 9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4회 직업진로지도 세미나 - 청년 내일을 위한 대학취업지원 현황과 과제’에서 <대학생 구직능력 향상을 위한 요구와 과제>에 대한 발제문을 발표했다. 여기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외국어능력 등 당장 취업을 위해 요긴하게 쓰일 구직스킬을 최우선시 한 반면,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도전정신과 대인관계능력 등 취업 후 직장 적응에 필요한 인성과 태도를 꼽았다.
작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 배포한 자료에서 이승호 한국청년센터 운영위원장은 청년실업에 대한 몇 가지 원인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구하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각 년도 청년층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대체로 11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가 43만 명에 이른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부산지역고용파트너십포럼 학술대회(2010)에서 <지역고용과 청년실업>에서 제기한 문제도 이와 같다. 청년 일자리, 특히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가 감소했고, 대다수 청년고용대책이 단기적이고 저임금 중심의 응급처방식으로 그 효과가 미미했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채용형태가 경력직 선호로 인해 청년층의 노동수요가 감소했다는 점, 그리고 낮은 고용안정성으로 인한 반복실업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후 2011년에 청년실업에 대한 정부 정책이 시행되고 있고, 주력기관인 고용노동부는 청년고용지원에 대한 특별법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잡영(jobyoung)사이트를 개설하여 채용정보 및 직업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고, 작년부터 청년취업지원에 대한 사업으로 취업지원과 사업, 대학청년고용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시적 사업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청 등에서는 창업․창직을 유도하는 청년창업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사회적 안정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올해 초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휩쓴 민주화 혁명이나 여름에 영국, 스페인, 칠레 등에서 번졌던 폭동, 현재 월가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자본주의 비판 시위의 배경에는 모두 심각한 청년실업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 그럼 우리 직업상담사는 청년실업에 대해 어떤 시각과 취업지원을 해야 할 지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주변에서 하는 활동을 지켜본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가장 많이 하는 접하는 사업 중의 하나가 고용노동부 위탁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이다. 청년층(15~29세 이하)대상 취업패키지의 경우 위기청소년, 고졸이하 비진학 미취업자, 대학졸업 후 6개월 이상 실업상태인 청년, 니트족 등이 그 대상이다. 프로그램은 1단계로 진로 및 경로설정을 통해 개인별 취업활동계획(IAP)를 수립하고 2단계 의욕 및 능력증진 중 직업훈련과정에 참여할 경우 월 최대 20만원을 6개월 동안 지급한다. 3단계는 집중 취업알선으로 주30시간 이상의 일자리에 취업하여 고용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런 취업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경험적으로 한 대표는 한 마디로 표현했다. 일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일정 금액을 벌 수 있고, 지역의 기업체에 채용되어야 기껏 한 달에 150~200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으면서 직장생활을 하기에 그 동기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직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모객의 어려움만 아니라 직업동기에 대한 신념도 약한 편이라 굳이 힘들게 남의 눈치 보면서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버는 것보다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일자리를 탐색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장기간의 구직활동이 필요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자꾸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는 민간고용기관에서는 구직참여의 기회를 좀 더 넓히고 장기 실업으로 가기 전에 빠른 직업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층의 생애경력경로에서 경력탐색기로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노동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기적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빠른 직업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모험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직업상담에서는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한 번의 직업선택으로 인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생애적으로 이루어지는 선택의 단계이기 때문에 의사결정능력을 익히고 유연하게 자신의 생애설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취업지원관 활동이다. 주변에 취업지원관으로 활동하는 여러 선생님이 계시고 한 두 번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대학 내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한계가 있고, 각 대학마다 요구하는 업무영역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서 취업지원관 사업을 시도한 목적은 대학 및 특성화고의 취업지원역량강화에 있으며 취업지원관 채용시 인건비를 일정 정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계약 당사자가 대학이고 1년 간의 취업지원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대학생에 비해 취업지원관의 전문적인 취업상담과 경력설계, 취업지원, 일자리발굴 등 여러 업무를 혼자 하기 때문에 업무과중이 많다는 보고가 있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고등학교 졸업 후 상급학교 진학률이 8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학력 인플레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에 대한 경쟁률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 고용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에서 그들에게 유익한 정책과 취업지원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청년취업지원사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에 대한 청년들의 호응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없다. 정책의 실효성 여부는 그 성과를 알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으며,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성과위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직업상담사들은 자신의 장기적 비전을 세우기 어렵고 그 때 그 때 사업수행에만 열중하다 보니 에너지의 소진이 다른 업무에 비해 크다.
그래서 청년층의 직업상담을 진행할 때는 먼저 생애경력경로를 참고하여 자신에 대한 탐색이 가능해야 한다. 청년기의 경우 일에 대한 정의를 새로 내리게 하고 자신이 가진 동기와 능력을 분석해야 한다. 현재 청년 대상 취업교육이 취업과 단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첫 입사 이후 1년 이내에 이전하는 비율이 30%가 넘는다는 통계는 그만큼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시절 동안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기 자신의 꿈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한 가져야 한다. 적어도 자신에 대한 시간을 하루에 2시간 정도 확보해서 자신의 꿈과 비전에 대해서 계속 고민할 수 있고, 그것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성장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직업상담사는 단순한 알선 상담이 아니라 청년의 꿈과 비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지하는 코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위기의 자본주의>③ 청년실업 갈수록 심각, 연합뉴스(2011.10)
무위도식 43만 청년, 몰아세우기만 할 것인가?, 한국청년센터 운영위원장, 이승호(2010.03)
대학취업지원 현황과 과제, 한국고용정보원 보도 자료(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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