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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즐거움과 고통

상담사 이우 2012. 4. 17. 23:17

노동의 즐거움과 고통

 

 

귀가하는 노동자들(에드바르크 뭉크, 1915년)

 

 

우리는 노동을 신성화한다. 어릴 때 수업시간에 배운 ‘베짱이와 개미’의 우화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아 떠난 곰이 마지막에는 일을 하면서 흘린 땀방울이 얼마나 가치 있는 아름다움인지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노동이 가진 가치와 아름다움을 내면화시켰다. 또한 자본주의 발달에서 기독교는 노동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그것은 금욕적 삶에 대한 강조와 노동은 신성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여겨졌다.

 

일과 노동을 통해 자신을 절제하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 미국의 플랭클린은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통해 인쇄소의 수습공으로 시작하여 여러 사업을 성공시키고 새로운 부를 창조했다. 즉 부지런하고 금욕적이며, 절제적인 인간을 창조한 것이다. 그는 여러 가지 덕목을 선택하여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평생 노력한 사람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노동을 하는 목적은 많이 달라졌다. 경제사상가 마르크스는 노동의 소외를 이야기한다. 우리의 노동은 낯설고 어색한 것이 되어간다. 자신의 유일한 노동이 획일화되고 통제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를 되찾아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대상화되고 소외된 일을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재창조해야 한다. 일은 즐거운 그 무엇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삶은 노동과 일을 통해 새로운 창조의 길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 가능한 방법은 없을까?

 

직업상담을 업(業)으로 하면서 부쩍 일의 의미와 직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지난 블로그에서 일을 하는 의미에 대해 적었듯이, 일은 우리의 창조적 활동으로 변화해야 한다. 21세기 직업의 조건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가장 큰 이유가 평균수명의 연장이다. 이제 100세까지 산다고 예측한다. 그만큼 일과 직업은 우리의 삶에서 더욱 더 중요해졌고 더 많은 시간을 일과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저축률의 하락으로 은퇴 후 충분한 노후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국민연금으로는 이후 은퇴자금으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은퇴 후 경제적 안정을 위해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소득이 줄어들면 이것도 여의치 않다. 또한 소비중심의 생활양식은 우리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할 입장이다. 이것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신용카드의 사용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것이다. 일이 자신에게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재인식해야 한다. 지금의 직장에서 보낼 수 있는 가용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직장인의 자기계발 붐이 일어나는 이유도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개인의 불안에 기인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앞으로 더 많은 노동을 개인에게 요구할 것인지, 아니면 노동의 시간을 줄이고 삶을 유쾌하게 만드는 다른 방안을 찾을 것인지 궁금하다.

 

앞으로 노동시간은 줄여들 가능성이 많다. OEDC 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정책적으로도 그리고 노동의 유연화에 의한 탄력적인 근무형태 등 다양한 근무제가 등장하고 있고, 사람들의 이․전직에서 비롯되는 실업기간의 활용 등으로 인해 일과 직업에 대한 시각이 이전보다는 자유로운 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일과 직업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 다음 질문을 통해 자신이 희망하는 일과 직업에 더욱 접근할 수 있다. 창조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더욱 깊이 탐색해야 한다. 영웅의 여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지혜를 성숙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직업에 만족하는 이유는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현재 직장 생활에서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그것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쓰지 않고 묻어두고 있는 기술과 재능이 있는가?

․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에 묻어두었던 꿈이 있는가?

․ 나에게 ‘꿈의 직업’이란 무엇인가?

․ 꿈의 직업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자기인식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상의 내면화된 삶의 규칙들을 조금은 낯설게 만든다.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기존의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삶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선입견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그것이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