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직업상담이야기

취업, 그 다음에?

상담사 이우 2012. 3. 28. 22:00

취업, 그 다음에?


직업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특성과 관련된 직업을 잘 짝지워주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모델이다. 그러나 오늘날 직업과 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직업세계와 노동현실은 급격한 경제적 정세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직업도 많이 등장했으며, 기존의 직업에 대한 가치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 주 기사에서 직업만족도에 대한 조사 결과가 있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0~2011년 국내 759개 직업의 현직 종사자 2만6,181명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교장이 만점 21점 중 17.8667점으로 만족도 최고 직업으로 조사됐다. 2위로는 성우가 뽑혔고 상담전문가, 신부, 작곡가가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고임금이나 사회적 지위보다는 개인의 직업적 만족도와 자유로운 시간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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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203/h2012032102353721950.htm


직업상담 현장에서는 개인이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조언하고 상담한다. 필요시에는 개인의 성격과 직업선호에 대한 심리검사도 하고, 그 결과를 통해 고객이 최선의 직업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요즘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의 자기 탐색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직업선택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믿지만, 이외로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없이 첫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직업과 관련된 주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대체로 우리는 직업선택에 있어 자신의 적성이나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적성은 일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만큼 일에 대한 경험치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는 면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일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가치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가치는 평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태도를 말한다.


오늘처럼 물질적 부와 성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임금 수준을 통해 자신의 직업을 저울질 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경제적 보수도 중요하지만, 그 이외에도 여러 가치적 요소가 있다. 근로시간, 안정감, 봉사, 사회적 지위나 명예, 권위 등 다양한 가치가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몇 가지의 가치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업선택의 결정권은 자신이 가지고 있으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직업선택에서 ‘현실의 자기’와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가치’가 빠져버린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일전에 어떤 분은 의사로서 사회적 성공과 경제적 자립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부족한 경우를 보았다. 말끝마다 ‘마지못해’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다른 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어릴 때 공부를 잘 했고, 부모님의 기대도 의사였다. 그래서 당연히 의대에 진학했고, 어려운 수련시절을 다 마치고 나서 의사가 되어 보니 자신의 삶이 너무 허망하더라는 이야기였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는 인정을 받지만 자신의 내면에서는 그 일에 대한 열정이 생기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취미생활로 맛을 들인 오디오 세팅에 주말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는 성공 그 다음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직업적 성공이나 사회적 성취를 위해 몇 십년을 노력하여 그 결과를 이루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은 성공적이지 않고 행복하지 않다고 한탄한다.


우리는 목적에도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차동엽 신부의 『무지개원리』에서는 가치에는 ‘목적가치’와 ‘도구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목적가치’란 평등, 사회 정의, 평화처럼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가치를 말한다. ‘도구가치’란 이런 목적을 추구하는데 도구가 되는 가치로서 예를 들면 정직, 책임, 용서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런데 ‘도구가치’를 단지 도구로 여기지 않고 목적으로 착각할 때 불행한 결과가 온다. 가령 돈을 크게 버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고 하자. 그러면 그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우리는 그 이상의 즐거움을 발견하지 못한다. 하지만 돈을 크게 버는 것을 자선 사업에 선용하는 목적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가치로 삼을 때, 우리는 진정한 삶의 보람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직업선택과 결정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 목적을 늘 생각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직업상담에 있어서도 우리는 한 번 더 고객과 만나야 한다. 단순한 직업 소개가 아니라 고객의 인생 목적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 그것이 직업상담사의 사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