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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의 덫/미키맥기

상담사 이우 2012. 6. 11. 22:51

『자기계발의 덫』이라는 미키 맥기의 책을 보았습니다. 미국 사회에 불고 있는 자기계발의 역사와 그 사회적 구조 및 미국 임금노동자의 슬픈 자아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그리고 한국에도 잘 알려진 스티븐 코비, 앤서니 기더슨, 톰 피터슨, 줄리아 카메론 등의 저작을 통해 자기계발의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사회적 맥락과 출판 시장의 흐름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자기계발의 덫

저자
미키 맥기 지음
출판사
모요사 | 2011-08-09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스티븐 코비에서 톰 피터스, 줄리아 카메론까지 베스트셀러 자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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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시장의 엄청난 성장은 미국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임금정체 및 고용불안 현상과 궤를 같이 한다. 이러한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서 각 개인들은 더 열심히, 그리고 더 오래 일해야 하고 그뿐만 아니라 계속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신을 관리하며 자기계발에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서론, p.22) 이 사실이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저도 구본형의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란 책을 통해 자신이 보다 더 나은 생계와 돈, 직장, 꿈을 꾸었습니다. 왜냐하면 회사나 조직이 나의 미래를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세한 중소기업은 언제라도 경기적 수요와 기업조직의 변화에 따라 언제 문을 닫을지 몰라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승진 적체와 시장의 장래 불투명성, 기업조직의 혁신 등의 변화 요인은 언제라도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을 쉽게 휘두릅니다. 이런 사회경제적 조건에서 한 개인이 얼마나 나약하게 떨어져 나가는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견하고 학습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여 흔들림 없는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원했습니다.

 

제가 졸업하고 난 뒤 IMF가 있었고, IT 혁신으로 인한 벤처 붐이 있었습니다. 모두 다 IT 자격증 하나라도 있으면 취업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제도 그 때 비싼 교육비를 내고 Web Master과정을 수료하고 기본 정보처리기술과 디자인관련 기술교육을 받고 난 뒤 정부에서 지원하는 창업센터라도 들어갈려고 했습니다만, 사정이 여위치 않아 다른 분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도 알수 있듯이 우리의 직업경로나 직업선택은 개인의 적성과는 무관하게 노동시장이나 고용환경의 영향을 무시할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듯이(서론, p.25) 미국 사회 또한 산업자본주의 사회 이후 새로운 유형의 자본주의(독점자본주의, 후기산업자본주의, 정보 및 지식자본주의, 후기자본주의 등 다양하게 불리지만)에 의해 제조업 노동 대신 '지식노동'과 더불어 저임금 서비스부문 노동이 경제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회사 구조 또한 수평화 되어 가며, 중간관리직은 90년대 초 '다운사이징'으로 인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경쟁력 유지를 위한 경영 노력으로 인해 임시직, 파트타임, 그 외 임시노동의 사용이 증가했으며, 임금비용 삭감과 경영 이익에 유리한 해외 고용지로 일자리를 이전하는 현상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일부 사회학자들은 '일자리 없는 미래jobless future' 혹은 '노동의 종말end of work'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것은 우리 한국사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고용환경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더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아래의 신문기사는 '비정규직'이라는 키워드로 찾아본 것입니다. 제목만 봐도 그 정도가 심각함을 알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10명 중 9명이 월급 200만원 미만, 조선비즈

기사바로가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04/2012060402241.html

도내 청년 비정규직 25% 최저임금 못받아, 경남매일

기사바로가기: http://www.gn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199795

공공기관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 갈수록 더 커져, 국민일보

기사바로가기: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134997&cp=du

"여성 비정규직 4명 중 1명 최저임금 미만 저소득층", 매일노동뉴스

기사바로가기: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733

취업- 실업 경계선에 94만 명 … ‘고용 미스터리’ 풀릴까, 중앙일보

기사바로가기: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8272718&cloc=olink|article|default

 

갈수록 삶의 조건이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자기계발 노력은 끝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것은 그만큼 피로합니다.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합니다. 그리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불투명합니다. 퇴근하고 나서도 자격증이나 관련 교육으로 시간과 돈을 써야 합니다. 주말에도 좋은 교육 기회가 있으면 참가하여 연수와 훈련을 받습니다. 그 시간만큼 더 뿌듯해합니다. 그래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중에는 잘 될꺼야하고 믿습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스스로를 착취하는 사회, 더욱 더 복잡하고 불투명한 경쟁, '절대적인 경쟁'(남과의 상대적 경쟁이 아니라 스스로를 끝없이 뛰어넘어야 하는 자기 자신과의 경쟁)의 무대로 몰아가고 사회를 ‘피로사회’라고 재독철학자 한병철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자기계발의 이면을 한번 더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고용환경과 직업상담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그러나 답에 가장 근접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집단과 공동체를 통해 해결하고 각자 개인이 맡은 책임의 분량은 스스로 지고 가는 권리와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둘 사이를 조화롭게 형성하고 행동할 때 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직업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자기계발하는 자아는 만들어진 이데올로기적 허상이며, 새로운 세대에 맞는 자아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돌보고 기르는mothering 모델을 통해 원자화되고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공동의 장에서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공적 영역을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비록 자기계발에 대해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맥락 차원에서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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