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庚子年/독서일기_2020

『아하, 새로 태어나는 나』

상담사 이우 2012. 10. 2. 22:00

 


아하 새로 태어나는 나

저자
이종헌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05-01-2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감정을 생기넘치게 하는 심리치료 방법을 전해주는 책. 이 책의 ...
가격비교

 

“사람이 몸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는 몸 그 자체이다.(Human being is just body itself.)"(본문에서)

 

이번 책은 과제로 읽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읽었다. 그것은 집단상담 수업을 들으면서 미진한 그 무엇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수업이나 연수를 하는 목적을 떠나서 나는, 모든 과정을 단지 수업의 연장으로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살아 있다.” 35년이 넘는 그룹 상담의 경험이나, 지은이의 개인사나, 상담사례의 활력이나 그 모든 것이 하나로 묶여 나에게 생생한 경험을 전해준다. 그리고 상담은 변화와 성장을 동반하는 아픔이며 고통이다. 그리고 자신의 ‘바닥감정’까지 내려가서 새롭게 일어서는 용기임을 깨닫게 한다.


“내 실존적 자각은 내 실존적 불안을 외면하지 않고 그 불안을 씨름하며 ‘지금-여기’에서 나를 사는 용기이다.”


상담을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한 자신과 만나는 일이나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다.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데 있어 얼마나 쉽게 자신의 역할과 기능만으로 제한했는지 모른다. 아니 그 밖에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회사의 누구이고, 어느 가족의 누구이고, 누구의 누구라는 관계 속에서만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어떤 결핍을 느끼게 한다.


진정한 만남이란 무엇일까? 소그룹을 통해 촉진되기도 하겠지만, 그 방식이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떤 지도에 따라 자신을 개방하고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공감하고 지지하고 격려하고, 또 여기서는 서로 짝지어 욕하고, 서로 베개를 뺏고 지키면서 성장을 위한 감정, 자신의 무의식적, 그 바닥감정을 다 털어놓으면 ‘시원하겠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진정한 ‘자기’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가족치료가 버지니어 사티어는 “자기 자신을 역할이나 기능으로 살 때 자기를 상실한다.”고 한다.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괄호 속에 묶어놓고 자기 자신을 이야기 한다면 무엇이 남을까? 진정한 자신을 만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것은 지금의 현재이다. 그러나 이 현재, 지금-여기를 나는 얼마나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제2장의 소그룹 상담사례는 나를 불편하게 했다.

자신을 믿고 집단원을 신뢰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고 울고, 웃고, 욕하고, 춤추며 하는 소그룹 상담의 과정들이 자기 자신이 너무 ‘망가지는 것 아냐.’하는 느낌 때문이었을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실컷 울어본 적도 없고, 자신의 분노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제대로 표현하며 살지않았고, 지은이가 말하듯이 너무 ‘착한 병’에 걸려 살아왔기 때문일까?


부정적인 감정을 남에게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배웠기 때문인지, 아니면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 어떤 이유든지 나는 머뭇거리고 멈칫하게 된다. 그 머뭇거림과 먹먹함은 단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없음일까? 아니면 진정한 ‘자기’에 대한 방어막일까?


“시간은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게 아니다. 바위 위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순간 순간이 내게 주어진 내 삶이다. 순간순간이 내가 사는 현재의 삶이요, 나의 실존이다. 내가 사는 삶은 여든 살, 백 살까지 사는 연장된 나이의 삶이 아니라 한 방울 한 방울씩 떨어지는 순간의 삶이다.”


내게도 중년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그 결과 직업전환의 연장으로 상담을 공부하고 있다. 이 모든 삶의 방향이 미래로 향해있다. 그래서 더욱 바쁘고 바쁘게 나를 몰아부친 모양이다. 지난 2년 동안 조금의 쉴 틈도 없이 자격시험에 연수에, 또 다른 학위취득에 집중하면서 스스로 힘들어 하고, 불안해한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이 선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지 않는다. 그리고 쉽게 놓아버리려는 마음이 생긴다.


“해방을 맞은 사람, 신명 나는 사람은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또한 다가올 미래에 한눈팔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순간순간을 통째인 ‘나’로 산다.”는 자각은 나의 위치와 태도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더 깊이 나와의 진정한 만남, 심층적인 만남을 촉진한다. 그러기 위해서 여기에 나온 “생태 선언” 중 몇 가지를 행동계획으로 세우고 실천해야겠다.


○ 육류를 적게 먹는다.(일주일에 한 번 정도)

○ 술은 일주일에 맥주 500cc, 소주 5잔 정도만 마시고, 담배는 안 한다.

 - 나한테 제일 어려운 부분이지만, 올 해 남은 기간동안 시작해본다.

○ 명상 10분, 달리기 30분 이상을 주 3회 이상 한다.

○ 요가, 춤, 노래와 복근 운동을 주 3회 이상 한다.

 - 몸과 관계된 활동은 요즘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하워드 클라인벨의 아래 구절을 상기하면서, 유능한 상담자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나를 먼저 치유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상담자는 해방자다. 희망을 일깨우는 자다. 정원을 가꾸는 영적인 정원사다. 상담가는 근육운동가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서 읽은 『아하, 새로 태어나는 나』는 나에게 소그룹 상담에 대한 기대와 ‘한번쯤’ 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나 또한 이 책의 추천인처럼 “아하가 이끄는 아리랑산촌에서 나도 5박6일 수련을 하고 싶다. 소진된 나의 기력을 되살리면서, 면벽 좌선, 아침 달리기 등으로 나의 영성의 문을 두드리고 싶다.”는 느낌이다.



'2020_庚子年 > 독서일기_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에 읽는 책  (0) 2012.10.25
『기분 다스리기』, (데니스 그린버거 외)  (0) 2012.10.05
엔카운터 그룹  (0) 2012.09.24
스승은 있다  (0) 2012.09.11
9월에 빌린 책  (0) 2012.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