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직업상담이야기

내적 커리어의 중요성

상담사 이우 2012. 2. 8. 19:00

 

임진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숙제가 여럿 있다. 진로발달이론의 대표적인 학자인 수퍼(Super)는 우리는 인생무대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특히 40대 이후에는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다. 이때의 경력관리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의 승진이나 안정, 그리고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때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이 달성되지 못할 경우에는 새로운 탐색기로 들어가기도 한다.


40대 이후 새로운 경력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도와줄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전직지원에 대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리고 재취업에 대한 인풋(In-put) 위주로 컨설팅이 진행되다 보니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의 심리적 안정과 직업적 성공을 돕는 프로세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영훈 선생님(라이프커리어 전략연구소 소장)은 이런 때 자신의 내적 커리어를 성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커리어상담이 주로 100년 전의 특성-요인상담이론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맞지 않는 이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자신만의 내적 커리어를 성숙시키고 스스로의 적응력을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커리어상담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다.


직업상담을 진행하면서 나 또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다. 안정화의 시기에 직업적 정체성을 명확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탐색과 성찰이 필요하다. 자신의 경력설계와 경력관리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적응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바로 진화인 것이다. 앞으로의 직업상담의 프로세스를 진행하는데도 고객들의 요구와 변화에 대한 민감하게 감지하는 촉각을 상담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회의 트랜드와 미래직업에 대한 전망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40대 이후 전직이 어려운 이유가 연령에 따른 변화와 적응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유기체는 언제나 환경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진화의 새로운 길을 가기 보다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그 변화의 결과를 회피하려는 경향(항상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직업세계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과 삶에서, 그리고 중년의 시기에 인생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다양한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자신의 일에서 그리고 자신의 취미와 흥미에서 제2의 일, 즉 넥스트 잡(next job)에 대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언젠가 구본형씨의 글 중에서 회사생활을 하면서 해야 할 일 세 가지를 정리해놓은 것을 보았다. 첫째는 누군가의 좋은 멘토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필살기를 만들어 회사에서나 회사를 벗어나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재능과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한 권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회사생활을 대하는 마음이 누구나 다 같은 것은 아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회사생활을 견디면서 유지하는 이유를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 우리는 언젠가 회사를 떠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내적 커리어를 성숙시키기 위한 기회와 노력을 가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진화론에 붉은 여왕 가설(Red Queen's Hypothesis)이란 것이 있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소설에서 나온 내용인데, 붉은 여왕의 손을 잡고 앨리스가 함께 뛰는데, 아무리 뛰어도 그 자리인 것 같아 앨리스가 그 이유를 물어본다. 그러자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고 뛰어라” 라고 말한다.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도 그에 따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발 한발 내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변화는 우리 삶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변화는 우리를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요인이고 성장을 위한 발판이다. 끊임없이 뛰더라도 그 이유를 알고 뛰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내적 커리어이다. 

 

[참고]

커리어에는 외부에서 바라본 외적 커리어와 내면에서 바라본 내적 커리어 두 가지로 분류된다. 외적 커리어가 직업, 직책, 회사명이나 사회에서의 역할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내적 커리어는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인생의 의미, 일에 대한 보람, 사명감 등 심리적 만족을 가져오는 커리어다. 개개인의 성격, 흥미, 꿈, 생활 패턴도 내적 커리어의 관점이다. 내적 커리어는 건물로 말하자면 기초에 해당하는, 땅속에 있어 보이지 않지만 건물의 상층부를 지탱해 주고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초가 단단하지 않은 건물은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다.

 

내적커리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내일신문 기사에서 라이프코리아 전략연구소 오영훈 소장

http://www.naeilshot.co.kr/Articles/RecentView.aspx?p=xzcfuWy~plus~u6cBRIi~plus~mveq027C0YTkcvGhsL9woVoYBvY6LbpuTwziKA%3D%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