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온천천을 걸어가며 출근하는 길에 자전거를 배우고 가르치는 부부를 보았다. 중년은 훨씬 넘어 보이는 남편은 아내의 자전거타기를 도와주기 위해 옆에서 아슬아슬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중심을 잡지 못하는 아내는 몇 번씩 자전거에서 넘어졌고, 남편은 그때마다 "왜, 그게 안되냐?, 봐라."하면서 아내에게 조금 높은 목소리로 이해가 안된다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남편도 처음 자전거를 배우면서 넘어지지 않은 경험이 없었다면, 자전거가 자신의 힘찬 발질에 의해 바람을 가르며 앞으로 달려갔던 흥분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처음장면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아이때 처음 몸을 일으켰을 때, 처음 걸음마를 옮겼을 때,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처음 월급을 받은 날, 처음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은 날..무수한 처음의 기억들을 우리는 얼마큼 기억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Corey교수의 "심리상담과 치료의 이론과 실제"에서 초보상담자가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기술한 부분이 있다. 가장 먼저 초보상담자는 자신의 배경과 관계없이 대부분 첫 내담자와의 대면에서 양가감정을 가지고 임한다고 한다. 그것은 상담자의 내면에서 올라오는 불안과 두려움이다. 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지? ․ 어떻게 말하지?,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실수하면 어떡하지? ․내담자가 다시 나에게 올까 다시 온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하지? |
그러나 이러한 상태에 대해서 자신을 속이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초보상담자로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러한 자각을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이것은 자전거 배우기와 비슷하다. 우리는 처음 순간을 진실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불안을 알고 거짓없이 바라보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실패와 좌절을 하며 산다. 그러나 그 경험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 없다.
직업상담사의 길도 이와 같다. 누구나 남에게 어떤 유무형의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것을 인생의 주요 목표로 삼았다면, 밥벌이 이상이 되어야 한다. 직업상담사의 경우도 남의 직업적 선택과 의사결정, 진로에 대한 계획, 생애설계에 대한 부분에 상담이라는 방법을 통해 그들의 자립을 돕고자 한다. 이러한 사명감과 봉사 정신으로 이 업(業)을 선택한 분도 많을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아기가 일어서기 위해서는 무수한 넘어짐이 있고, 아기가 첫 말을 배우기 위해서는 수 만 번의 실수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현업에서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수고가 들어가야 한다. 오늘 그 아내의 숱한 넘어짐이 혼자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게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자전거가 달리며 내는 바람의 향기를, 온 몸의 세포가 폭발할 듯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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