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공부/직업상담이야기

직업선택의 어려움

상담사 이우 2012. 6. 12. 20:00

우리의 감각기관이 매 순간 받아들이는 정보는 자그마치 11,000,000개, 그 중에서 의식적으로 처리되는 정보는 크게 잡아도 40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10,999,960개의 정보는 어떻게 되는가? 티모시 윌슨 교수는 그 정보들을 처리하는 마음을 ‘적응 무의식’이라고 부른다(『나는 내가 낯설다』앞날개에서 인용).

 

 

이 책에서 나온 예 중 직업선택 및 결정과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당신이 인터넷 회사 두 곳에 투자를 할까 고민 중이라고 가정해 보자. 당신의 생각에는 두 회사 주식의 가치가 높아질 잠재력이 똑같은 것 같다. 알파닷컴이라는 회사에 대한 당신의 신뢰는 당신이 그 회사를 직접 방문하여 사장과 긴 대화를 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베타닷컴에 대한 믿음은 신문에서 읽은 기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알파닷컴에 대한 당신의 판단이 직접 얻은 엄청난 지식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며, 당신은 알파닷컴에 대한 판단을 더 신뢰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당신이 직접 얻은 그 지식이 더 정확한 판단을 낳을 것이라는 보증은 그 어디에도 없다. 실제로는 당신이 그 사장의 열정과 과장된 자신감에 의해 오도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거대한 양의 지식은 우리 자신에 대한 확신을 높여주기는 하지만 언제나 정확한 판단을 안겨주지는 못한다.(pp.184-185)


이러한 확실성이라는 착각을 깨뜨리는 방법은 먼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의 양과 다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을 가급적 동일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면, 그 착각이 어느 정도 누그러진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을 제한하여 자신의 판단력에 대한 확신을 줄이는 방법이다.


직업선택에 대한 대차대조표('플러스와 마이너스‘)접근에 대한 혼란


어느 유명한 사회심리학자가 다른 대학으로부터 자리를 제안 받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합리적으로 결정하려고 했으나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현재 자리와 새 자리 모두에 매력적인 구석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적인 요소도 약간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동료 중에,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대차대조표’를 세세하게 쓰라는 충고를 담은 책을 쓴 어빙 재니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각각의 대안을 놓고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리스트로 만들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 방법을 한번 택해보기로 했다. 그 방법을 채택한 뒤 그녀가 들려준 경험담이다. “어빙 재니스의 대차대조표를 반쯤 적어 나가다보니까 절로 이런 말이 입에서 나오더군. ‘아니야, 이건 아니야. 반대편의 마이너스를 만회할 플러스 요소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pp.265~267)


중요한 것은 이런 방법(즉, 대차대조표)이 구성과 추론의 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선택과 결정을 하는 이유는 선택에 따른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꼭 합리적인 방법, 즉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의식적 추론이나 결정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선택에는 적응 무의식의 요소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즉, 충실한 정보가 바탕이 된 본능적 감정과 정보에 입각하지 않은 본능적 감정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한다. 우리의 적응 무의식이 틀린 정보가 아니라 멋진 정보를 근거로 안정된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직업선택과 의사결정에 대한 이론이 여러 있지만, 그중에서 최근의 인지적 정보처리이론이 있다. 이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한 컴퓨터 프로세스의 과정과 동일하게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지와 정서가 함께 관여한다. 그렇지만 오늘날 직업심리학이나 일반 심리학에서도 인간의 무의식과 관련된 이론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론만이 이를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과 관련된 무의식을 깊이 있게 다룬 책은 이 책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특히 직업상담 영역에서 사람들의 직업선택과 결정과 관련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우리는 자신의 전공이나 직업선택이 합리적이고 의식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면 그 선택의 동기나 계기는 우연한 만남이나 우연적 상황, 또는 직관적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나 또한 직업상담사로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자기계발 차원에서 취득한 자격증 때문이다. 그리고 상담과 사람의 성장을 돕는Helping People Grow 어떤 일을 하고 싶었고, 그러다가 가장 근접한 업체로 이직하여 일을 하고 있다. 전직 직전에 위와 같이 방식을 대차대조표 방식으로 결정을 위해 심사숙고 했지만, 답을 얻기 힘들었다. 이 선택에 따른 부담도 있었고 매력적인 요소도 있었다. 그러나 선택의 결정은 빨랐다.


전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신의 만족스런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대차대조표 방식이든 인터뷰 방식이든 자신의 선택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로심리학자 크롬볼츠가 제시한 ‘계획된 우연’을 자신의 기회로서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것이 자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따라올 수 있다. 여기서는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열어두는 것, 즉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을 내려놓는 방법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요령은 건전한 정보에 바탕을 둔 본능적인 감정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연습, 즉 브레인스토밍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직업선택과 결정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처럼 어려운 인생의 중대 결정사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신중하게 접근한다. 그러나 오늘날 직업결정은 고용환경의 변화와 개인심리적 결정요인에 의해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결정 한 것에 책임을 지고 죽을 때까지 그 일을 한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한 번 선택으로 실패했다면 우리에겐 다음의 선택지가 있다. 그러므로 용기를 갖고 자신이 해보지 않았던 직업이라 하더라도 매력적이고 흥미를 끈다면 도전해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오?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 보는 버릇 말이오. 자, 젊은 양반, 결정해 버리쇼. 눈 꽉 감고 해버리는 거요.」

그리스인 조르바의 충고